민들레 피면은

글/이병주

논둑에도 들녘에도
노란 떡잎 앞세우고
용솟음치는 봄의 전령사들 손짓에
울렁이는 아낙네마음은
벌써 먼 산에다 아지랑이 그리고 있습니다.

저만치
산에도 강에도 흐르는
맑은 물소리 따라
서둘러 봄나들이 나가면
터질 것 같은 마음에 추억이 떠오릅니다.

추운 날 손잡고 거닐던 길에
노란 민들레 피면은
당신과 함께 들녘에 앉아서
추억 불러 모아 되새김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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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부르는 연가

이병주

오늘도 세월을 밟고
저만치 가다 보면
적막으로 외로움 휘감아 놓고
잠 못 이룰 저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냘픈 숨 한 가닥 붙잡고
애처로이 애걸하는 연가 흥얼거리면
거들어 주는 것은
나뭇잎 흔들어주는 바람뿐이지만
 
잠김 목소리로 부르는 연가는
돌아서지 않는 임의 귓전에서
모질게 팽개쳐지는
서러운 미움 될지라도

물 한 모금으로 목축이고
애처로운 풀벌레 소리 반주 삼아
창가에 흐르는 달빛 속으로
띄우고 또 띄워 보내리라
내 사랑 다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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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담벼락에는

글/이병주

늘어진
개나리 가지
겨우내 움츠린 사연
주체하지 못하고

먼 산 진달래 향기 꼬드기고
봄 노래 부르는 새소리에 장단 맞추며
봄바람과 함께 춤을 추고 있을 때

먼 산 아지랑이는
파란 하늘에서 너울거리고
흐드러진 가지에 파란 잎은
같이 놀자며 얼굴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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