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병주
낙엽을 쓸어 담는다.
세월도 같이 담는다.
가슴에 채워 놓으려 했는데
꼭꼭 눌러 채워 놓으려 했는데
허술한 자루에 넣어서 꼭꼭 묶는다.
낙엽/이병주
낙엽을 쓸어 담는다.
세월도 같이 담는다.
가슴에 채워 놓으려 했는데
꼭꼭 눌러 채워 놓으려 했는데
허술한 자루에 넣어서 꼭꼭 묶는다.
파란 낙엽
이병주
숙명 이였기에
겁없이 만들어낸 그 많은 추억
주체 하지 못하고
조각되어 흩어질 때
푸름의 형상으로
몸서리치는 충격도 마다 않고
지켜 온 날 이였다.
얄궂은 세월은
앗아 가지 말고
그대로 머물라 하고 싶지만
가느다란 모가지는
내리치는 야멸찬 바람에
파란 잎으로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