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면서

글/이병주

칠흑 같은 새벽 에
꺼져가는 별빛은 아물아물
코밑을 스치는 찬 기운들은
광인의 마지막처럼 몸부림 친다

해뜬 후 찾아가도 되는 것을
찬 기운 사라진 후 가도 되는 것을
일찍 일어나서 우는 새처럼
비벼 떨어지지 않는 눈의 덕지 그냥 둔 채

입마개 하고 방울 모자 눌러스고
산으로 산으로 약수터 올라간다
오래된 봄가뭄
실오라기 보다 적은 忍耐泉 의 물줄기 찾아서

중년의 부부는 남에게 뒤질세라
손잡고 가는 것 조차 잊으채
헉헉 거리는 숨도 잊은채 주머니에 손 넣고
산으로 산으로 새벽을 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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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늘 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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