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

이병주

깊은 산 산딸기
풀 나무 그늘 밑 정자에서
오가는 벌 나비 친구 삼아
외로움 떨구며
오늘도 추억 만듭니다

풀 나무 는 모진 바람 막아주고
떡갈잎 따가운 햇볕 가려 줄 때
송알송알 이마에 맺힌 땀
산들바람 닦아주다
달콤한 향기에 넋잃고
잠시 숨 고르려 멈춥니다

여름날 소나기는
번개 장군 천둥 장사 데려다가
병정놀이 즐길 때면

깊은 산 산딸기는
싸리나무 주워다 울타리치고
떨어진 꽃잎은 귀마개
큰 잎사귀는 머리 가리며
다칠까 조바심으로 소나기 끝나길 비는데
친구는 비 그쳤다고 구경 가자 합니다

영롱한 무지개가
저 산까지 다리 놓으면
산새 들새 벌 나비
모두 나와 즐겁게 미끄럼놀이 할 때
갈 수 없는 산딸기는
눈물지으며 고개 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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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늘 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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