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

글/이병주

어제 피로가 풀리지 않은  아침
누가 깨울까 조바심 조바심
그래도 이미 울려버린 자명종 눈치보라
실눈으로 치켜봐도 역시 시간은 흐르더라

홀로 예약된 시간은 시계를 엎어놔도 흐르고
마지막 그 시간 얄미웁지만 어쩔수없어
대충대충 입에 넣고
주섬주섬 챙겨입고
잘 갔다 오리라
잘있으랴

부르지도 않지만 누가 부를까봐
넘어지지 않으려고
종종 걸음으로 버스정류장 가는길에
그전에 제일 얄미운 것은
길건느는 보행신호등 언제나 빨간 신호등
파랑불 들어와도 어차피 마찬가지인데
누가 옷소매 붙잡을까봐
그냥 총총

홀로 전쟁으로 정류장 왔어도
내가 탈 버스는
하나 둘 셋 넷 지나도 오지않고
역시는 역시로
내가 탈 버스는 오지 않네

지금 나는 봄을 기다리는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타고가야할 일반버스 8번을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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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늘 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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