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왔던 이유

글/이병주

땅거미는 아직 주리를 틀고 있을 때
먹다 버린 음료수 빈 프라스틱병 대여섯 개
찌들어진 가방에 넣어 약수터 올라간다

행여 춥지 않으려고 입 마개 귀마개 장갑 끼고
내의 곁들어 두툼하게 챙겨 입고
산으로 산으로 약수터 찾아간다

車들도 몇 대 안다니고 인적도 드문드문
추울까봐 움츠리고 가는데
차가운 나의 체온 입김 까지 하얗게

뽀드락뽀드락 눈 밟는 재미 솔솔
어느새 등줄기 땀냄새 풍기고
들숨 낼숨 빨라질 때는 약수터 정상

해돋이는 아직도 멀었고
아기 오줌보다 가는 물줄기
이름 하여 忍耐泉 이라 누가 지었는지
그러나 나에게 일깨워준 하얀눈

비가 얼어 내리는것 자연의 현상 이고
더러워진 세속의 산야를 감추는 것 보다는
물들지 않은 세상을 아름답게 그리라고
神이 우리 인간 에게 주신 아름다운 선물 인 것을 ……

'늘푸른 다락방 > 겨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눈 위에  (0) 2012.02.10
새벽을 열면서  (0) 2010.07.04
겨울 의 끝에서  (0) 2010.05.30
Posted by 늘 푸른
,
아직도 지금은

글/이병주

어쩔 수 없는 세월은
내모든 것을 감추워 버리고
내 자신의 탈 꼴만 보이러려하고

가버린 세월은
나의 사랑만 감추러 하네

감 추워진 사랑은 아름답지만
감 추워진 사랑은 그리웁지만
감 추워진 세월은 그냥
나를 덧없이 흘러 가라고만 하네

흐르는 세월은 돌이킬수 없지만
감추워진 장막은 들쳐 볼 수 있는 것

아무리 감추고 숨겨도
지금은 휴화산 이드래도
꿈뜰 거리는 니의 본디는
내사랑 을 …………………………..

'늘푸른 다락방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스에서  (0) 2010.07.04
기다리는 마음  (0) 2010.06.16
이른 저녁  (0) 2010.06.06
축령산  (1) 2010.06.04
네가 그리운 것은  (0) 2010.05.31
Posted by 늘 푸른
,
이른 저녁

글/이병주

시끌적 했던 오늘도
행복을 찾아 해맸던 오늘도

이른 저녁은 그냥 찾아 오는구나
어제 그 시간에 말이다

날마다 찾아오는 너 이른 저녁 이지만
왠지 너 옴이 두렵기만 하는구나

거무스레한 땅거미는
나의 영혼을 덮으려 하는데

그냥 바라만 보고 있구나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말구나

너가고 늦은 밤 지나면
아침해 밝아 오겠지

아침해 찾아와
너의 오만을 다 가져 가겠지
너의 무관심도 가져가겠지...

'늘푸른 다락방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리는 마음  (0) 2010.06.16
아직도 지금은  (0) 2010.06.08
축령산  (1) 2010.06.04
네가 그리운 것은  (0) 2010.05.31
쉰 하고도 하나 두울  (1) 2010.05.30
Posted by 늘 푸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