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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10.15 파란 낙엽
  3. 2010.10.05 가을 이야기
  4. 2010.10.01 춘천 가는 열차
  5. 2010.09.13 코스모스
  6. 2010.08.29 사우나 실의 열기
  7. 2010.08.26 산딸기
  8. 2010.08.24 파란 낙엽
  9. 2010.08.17 못 채운 일기
  10. 2010.08.10 한 조각 정
앙상한 가지

글/이병주

차가운 바람에
메마른 가지는
통곡의 소리 질러낸다.

산 등허리에 걸친
앙상한 너의 몰골만큼
응어리 된 세월의 긴 그림자 되어
큰 바위 뒤에서 웅크린 채
엮어버린 세월 속에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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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낙엽


이병주


숙명 이였기에

겁없이 만들어낸 그 많은 추억

주체 하지 못하고

조각되어 흩어질 때


푸름의 형상으로

몸서리치는 충격도 마다 않고

지켜 온 날 이였다.


얄궂은 세월은

앗아 가지 말고

그대로 머물라 하고 싶지만


가느다란 모가지는

내리치는 야멸찬 바람에

파란 잎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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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야기

    글/이병주

    언제부터인가
    밤을 줍는 아낙네의 발길이 잦아지면

    털털거리는 새벽 시외버스 속에는
    지그시 감은 눈 속에다
    여름을 담아낸 까만 밤을 그려 놓는
    아낙네들이 앉아 있다.

    지난 여름날 뜨거운 햇볕도
    천둥 치며 내리는 소나기도 마다하지 않고서
    꿈을 담아놓은 까만색 속에는
    하얀 솜털로 감싸진 사랑이
    웅크리고 있을 텐데…….

    언제부터인가
    밤나무 아래에서는

    하나둘씩 떨어져 있는 낙엽 속에 숨어
    까만 눈동자 부리고 있다가도
    세월마저 주워 가는 아낙네에게
    수줍어 얼굴 붉히며
    모든 것을 맡겨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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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열차

이병주

휘감는 철길 따라
젊은 사랑 영글어 갈 때
신작로 자동차
서로 뽐내며 달려간다.

절개된 산허리에 주저앉은 밤나무
여름내 간직했던 순정은
유혹의 눈빛으로 변하였다.

높은 산 걸 터 있는 뭉게구름
행여 비구름 올까봐
눈치 보며 솜사탕꽃 피우며

세월 낚는 강태공
모든 시름 잊고
꼼짝 않는 찌 바라볼 때
열차는 크게 기적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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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2

이병주

길모퉁이 코스모스
아직 가을이 아닐 텐데
너는 벌서 여기저기서 방긋 웃어가며
지나가는 나그네 반기는구나.

수정 같은 이슬로 세수하고
지나가는 바람으로 머리 다듬어
언제나 아름답고 단장 하고

낮이면
하늘 맴돌던 아기 잠자리
날개 힘들면 살그머니 앉아 쉬게 하여주고
쉬다 잠이 들면 아이 손에 잡힐까봐
흔들어 잠 못 자게 해주네.

풍선 들고 노는 아이
하늘거리는 너의 몸짓에 홀려서 꺾으려다
가냘픈 모가지 애처로워
그냥 미소만 짓고 쳐다 보다
풍선 흔들며 뛰어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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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 실의 열기


글/이병주


뜨거운 열기가
더딘 숨 가로막고
어제의 허물마저 수증기로 승화시키며
잔잔한 미소로 유유히 사라지는 사우나 실


세월의 허물은
쭈글게 패인 골짜기에 숨어 있는데
흐르는 땀 줄기는
뿌연 유리창에 비추어진다.


아량 곧 하지 않는 모래시계는
다 쏟아지면 뒤집어 놓을 수 있지만
흘려버린 나의 세월은
땀 줄기에 묻히어
뒤집지 못하고 더 깊게 파고만 든다.


가끔 흘러내리는
사우나 실 유리창의 물줄기는
덜커덩거린 지난 세월처럼
주르륵 흘려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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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

이병주

깊은 산 산딸기
풀 나무 그늘 밑 정자에서
오가는 벌 나비 친구 삼아
외로움 떨구며
오늘도 추억 만듭니다

풀 나무 는 모진 바람 막아주고
떡갈잎 따가운 햇볕 가려 줄 때
송알송알 이마에 맺힌 땀
산들바람 닦아주다
달콤한 향기에 넋잃고
잠시 숨 고르려 멈춥니다

여름날 소나기는
번개 장군 천둥 장사 데려다가
병정놀이 즐길 때면

깊은 산 산딸기는
싸리나무 주워다 울타리치고
떨어진 꽃잎은 귀마개
큰 잎사귀는 머리 가리며
다칠까 조바심으로 소나기 끝나길 비는데
친구는 비 그쳤다고 구경 가자 합니다

영롱한 무지개가
저 산까지 다리 놓으면
산새 들새 벌 나비
모두 나와 즐겁게 미끄럼놀이 할 때
갈 수 없는 산딸기는
눈물지으며 고개 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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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낙엽


이병주


숙명 이였기에

겁없이 만들어낸 그 많은 추억

주체 하지 못하고

조각되어 흩어질 때


푸름의 형상으로

몸서리치는 충격도 마다 않고

지켜 온 날 이였다.


얄궂은 세월이

앗아 가지 말고

그대로 머물고 싶지만


가느다란 모가지는

내리치는 야멸찬 바람에

파란 잎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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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채운 일기


글/이병주


밤이 찾아온다.
다 그리지도 못했는데
어스름 그림자 기울어지면서


어설픈 그림으로
색채조차 채워지지 못한 채
그냥 하루는 지나가버린다.


먼저 그린
풀 나무는 머쓱한 모습으로
주위를 채워주길 바라고 서 있고


그리지 못한 여백은
애 터지게 몸부림치며
그려질 내일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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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조각 정

이병주

당신의 따뜻한 정을 한 조각 떼어
부질없는 나에게 준다면
나의 마음속 깊은 구석에 두었다가
보고플 때 마음으로 바라보며
당신에게 보고 싶다고
애원하지는 않겠습니다

당신 눈망울에 있는
빛나는 한줄기 빛도 나에게 줄 수 있다면
캄캄한 저녁 길도 터덕 이지 않고
가벼운 발걸음을 걸을 수가 있겠지요

당신의 영혼마저 나에게 준다면
당신을 그리는 글을 쓰지 않고
둘이서 나누는 영혼의 밀애 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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